UVa 총장 사임, 대학 리더십 변화가 입시에 미치는 영향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총장 제임스 E. 라이언이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 속에 사임했습니다.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둘러싼 갈등과 연방법무부의 조사, 그리고 이사회와 정치권의 개입까지 이어지며 대학 자율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Jul 03, 2025
UVa 총장 사임, 대학 리더십 변화가 입시에 미치는 영향

예기치 못한 트럼프의 타깃

버지니아 대학교(UVa) 총장이 물러나면서 캠퍼스는 충격에 빠졌다.
 
버지니아 대학교(UVa)의 총장 제임스 E. 라이언이 사임했다. 법무부의 압박 속에 이루어진 이번 결정은 미국 고등교육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라이언 총장은 지난 토요일, ‘Run With Jim’으로 불리던 캠퍼스 조깅 행사를 ‘Run for Jim’이라는 이름으로 마지막으로 함께하며 지지자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라이언은 2018년 총장으로 취임한 후 학생과 교직원 사이에서 친근한 리더십으로 호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몇 달간, 트럼프 행정부의 고등교육 정책 기조와 충돌하면서 곤경에 빠졌다. 특히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둘러싸고, UVa는 점점 정치적 표적이 되어갔다.
트럼프 행정부는 DEI 프로그램이 진보적 이념을 강요하고 역차별을 조장한다고 주장하며 폐지를 추진해왔다. UVa 이사회는 이러한 기조에 맞춰 DEI 본부를 해체하고, 일부 프로그램을 재편했지만 연방 정부의 압박은 멈추지 않았다. 4월, 동문 단체의 항의 이후 법무부는 DEI 폐지 여부에 대한 증거를 요구했고, 5월에는 트럼프 진영과 가까운 단체가 UVa 조사를 공식 요청했다.
 
법무부는 UVa의 DEI 정책이 민권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조사에 착수했고, 이후 라이언 총장의 사임이 사실상 해결 조건으로 제시되었다.
민권 담당 차관보 하르밋 딜론은 라이언이 DEI 철폐를 제대로 이끌 인물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대학이 DEI를 단순히 다른 이름으로 포장해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라이언은 연방 정부와의 갈등 대신 학교를 위한 결단이라며 사퇴를 발표했다. 하지만 교수들과 학내 구성원들은 이 결정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라이언이 상황을 현명하게 정리했다고 보지만, 다른 이들은 정치적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며 실망을 표했다.
역사학과의 윌리엄 히치콕 교수는 라이언을 온건하고 협력적인 인물로 평가하면서도, “그는 대학의 미래를 위해 물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영어과 데보라 맥도웰 교수는 “이번 사안은 굴복할 일이 아니었다”며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전 법률고문 티머시 히피는 이사회가 “백기를 들었다”고 평가했고, “법적으로 맞설 수 있었던 문제였다”고 주장했다.
UVa 이사회는 현재 버지니아 공화당 주지사 글렌 영킨이 임명한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또한 라이언의 DEI 정책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이사들은 법무부의 의중을 알게 된 뒤, 라이언의 퇴진을 유도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라이언은 원래 내년 학기를 끝으로 퇴임할 계획이었으나, 연방 조사와 이사회 압력 속에 일정을 앞당겨 조기 사임을 발표했다.
이사회는 공식 발표에서 법무부 언급은 피한 채, 대학의 자율성과 정부와의 협력 유지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그와 동시에 라이언의 헌신적 리더십을 칭찬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단지 한 대학 총장의 퇴진이 아닌, 미국 대학 전반의 자율성과 연방 정부 간의 권력 갈등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해석된다. 딜론은 “법을 따르지 않는 기관에 연방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고 말하며, 다른 대학들도 압력에 직면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콜럼비아대와 같은 사례처럼, 협조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보조금 회복이 어렵다는 점에서 대학들은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UVa 교수들은 이번 사태가 대학에 대한 정치적 강압, 나아가 “공공기관에 대한 협박”이라며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일부 교수들은 이번 사건을 “대학 자율성에 대한 심각한 침해”로 간주하며, 향후 미국 고등교육 전반에 유사한 압박이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라이언 전 총장을 높이 평가해온 전 고위 관계자들조차, 이번 사태 이후 UVa가 수준 높은 총장을 새로 영입하기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실제로 총장직 자체가 정치적 공격의 중심이 된 지금, 유능한 리더들이 이 자리에 오르길 꺼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UVa 동문 단체인 제퍼슨 카운슬은 그간 라이언의 진보적 노선을 비판하며 퇴진을 요구해왔다. 단체는 이번 사임을 대학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하고, 학문적 환경의 정치화 해소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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