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vard-미국 정부 협상, 대학 자율성에 미치는 영향은?

하버드대학교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 속에서 연방 보조금과 학문적 자유를 지키기 위해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양측이 협상을 재개하며 고등교육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Jul 02, 2025
Harvard-미국 정부 협상, 대학 자율성에 미치는 영향은?

하버드의 합의가 고등교육에 의미하는 바

 
수개월 동안 하버드대학교는 트럼프 행정부의 점점 더 강경해지는 요구에 저항하며 고등교육계에서 일종의 등대 역할을 해왔다. 지난 4월, 앨런 M. 가버 하버드 총장이 정부 관계자들의 명령 목록을 거부한 직후, 한 커뮤니티 칼리지 행정가는 소셜미디어에 “이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하버드 잘했다!”라고 올렸다.
“본교는 독립성을 포기하거나 헌법적 권리를 양도하지 않을 것입니다.” 가버는 공개 메시지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하버드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연구 보조금과 유학생 등록 권한을 지키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두 건의 소송 중 첫 번째를 제기했다.
그러나 법적 대응을 이어가는 동시에, 하버드는 해결책에도 열린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와 하버드 크림슨 보도에 따르면, 하버드와 정부는 지난주 협상을 재개했다. 아직 어떤 합의가 나올지, 얼마나 근접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보건복지부는 이번 주 월요일 하버드에 “하버드의 캠퍼스 반유대주의 방치는 연방법인 타이틀 VI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통보해, 핵심 사안에 대한 이견은 여전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하버드의 저항만큼이나 고등교육계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합의는 가을 학기 계획과 수천 명의 학생 및 수십억 달러 보조금 상실 가능성에 직면한 상황에서 학교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학문적 자유, 시민권, 대학의 자율성 등 핵심 사안에 대해 연방정부와의 오랜 법정 공방을 피할 수 있어 불확실성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자세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하버드 내부 일부 교수진은 정부가 성실하게 협상하고 있지 않으며, 합의는 오히려 권력 남용의 문을 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일부는 낙관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들 역시 하버드가 긍정적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믿음과,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버드와 백악관은 이 기사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교수들은 깜깜이

하버드의 소송은 캠퍼스 내에서 큰 지지를 얻었고 교수들의 결속을 이끌어냈다. 라틴아메리카학 교수 스티븐 R. 레비츠키는 “소송 발표 후 많은 동료 교수들이 학교에 기부하거나 급여 일부를 자발적으로 반납했다”며 “이런 모습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버드가 입장을 바꿔 협상에 나설 경우, 이런 공동체 의식은 무너질 수 있다. 레비츠키는 “만약 합의를 한다면 배신감이 들 것”이라고 말한다.
이미 몇몇 교수들은 협상 여부나 교수들의 의견이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받지 못한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부학 교수 라이언 D. 이노스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합의에서 긍정적 결과는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한다. “권위주의 정권과 협상으로 갈취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발상 자체가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한다.
레비츠키는 정부가 공정하게 협상할 것이라는 믿음도 없을뿐더러, 가버 총장이 하버드와 고등교육 전반의 정체성을 지켜낼 수 있는 협상을 이끌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가버는 사려 깊고 실용적이며 경청할 줄 아는 사람이다. 더 나쁜 총장을 뽑을 수도 있었지만, 비전 있는 지도자는 아니다. 그는 민주주의의 전장을 이끌 인물이 아니다. 그는 링컨이 아니다”라고 평가한다.
레비츠키는 “클로딘 게이 전 총장은 본인이 마주한 상황을 준비할 기회조차 없었고, 가버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희망과 회의 사이

다른 교수들은 협상이 희망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신경생물학자 제프리 D. 맥리스 교수는 학문적 자유를 보장하고 연구 보조금을 회복하는 합의가 “국가와 세계에 유익한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실험실은 ALS와 전두측두엽 치매 등 뇌 발달 관련 질환 연구에 정부 보조금을 받아왔으나, 현재 연구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그는 “이건 하버드의 연구가 아니다. 미국 시민들이 나를 고용해서 하게 한 연구”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그는 하버드 지도부를 신뢰하며, 정부와의 관계를 ‘싸움’으로 보지 않는다. “부부가 가족 문제로 이견이 있을 때 그것을 싸움이라고 할 수 있나요? 어쩌면 그것은 토론이자 협상이며, 서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교육일 수 있습니다.”

고등교육계의 엇갈린 평가

하버드 밖의 고등교육계 지도자들도 가버에 대한 기대와 정부에 대한 회의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미국대학협회(AAU)의 바버라 R. 스나이더 회장은 “가버 총장이 하버드뿐만 아니라 고등교육 전반에 도움이 되는 합의를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가버는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자세로 협상에 임한다”며, 반유대주의와 이슬람 혐오에 대한 내부 보고서를 과감히 공개한 점을 그 예로 들었다. 12년간 하버드에서 총장 세 명을 거치며 부총장직을 수행한 것도 캠퍼스 내에서 그의 신뢰를 보여주는 예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오래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건, 그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한편, 중동학 전문가인 로리 브랜드는 하버드의 학문적 자유 수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 지도자가 나서서 목소리를 내는 건 중요하지만, 하버드의 대응은 완벽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브랜드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진압과 중동연구소 소장 해임 등 하버드의 조치가 “권위주의에 대한 사전 복종”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하버드가 끝까지 버텨준 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콜롬비아대가 정부 요구에 쉽게 굴복한 것과 대비해 “하버드의 저항은 우리 모두에게 놀라움과 존경을 안겼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제, 하버드가 입장을 바꾸려는 듯한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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